나는 어떤 개발자일까
2019년~현재(2023)까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4년 정도를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. 최근들어서 내가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잘하고 있는건가, 나는 어떤 개발자인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. 의식의 흐름대로 적어보자. 나중에 이 글을 볼 때 동일한 고민을 하고 있을까? 생각이 바뀌었을까? 궁금하다.
프론트엔드
다행히 나는 프론트엔드에 잘 맞고 아직 재밌는 것 같다. 프론트엔드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인 “사용자와의 접점”이라는 부분이 아직도 나에겐 큰 즐거움이다. 사용자가 어떻게 사용할 것이며 어떻게 해야 아무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까를 생각하며 코드를 짜는 것은 여전히 재미있다. 또 사용자에 따른 여러 상황에 대한 대처를 고려하는 과정도 재밌다.
다만 다른 영역에 비해 빠르게 변해가는 트렌드는 따라잡기 꽤나 어려운 것 같다. 뿐만 아니라 프론트엔드의 영역도 뒤쪽으로 점점 넓어지는 느낌이 든다. 그래도 아직은 잘하고 있는 것 같고 앞으로도 잘하려고 노력할 것이다.
서비스 개발
위에서 말한 프론트엔드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와 맞물려서 나는 솔루션 개발보다 서비스 개발이 좋다. 애초에 솔루션 개발을 할 머리가 된다고 생각도 하지 않고, 개발이나 설계를 잘한다고 생각해 본 적 없다. 그 분야를 더 잘하는 사람은 세상에 정말 많은 것 같다. 물론 이것이 서비스 개발을 더 좋아하는 이유 전부는 아니고..
둘 다 해 봤을 때(얼마 안 해보긴 함) 서비스 개발이 더 재미있었다. 위에서 말한 유저와 더 맞닿아 있고, 더 소통할 수 있는 점이 나에게는 크다.
그렇다고 개발적인 요소가 덜하냐 하면 그것도 아닌 것 같다. 특히 가독성을 높이고, 구조를 잘 잡고, 레거시나 기술 부채를 많이 남기지 않는 것은 사용자에게 좋은 가치를 주는 데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. 사용자에게 새 피쳐를 빠르게 버그 없이 제공하려면 위와 같은 작업이 잘되어 있는 코드여야 한다는 걸 정말 많이 느낀다. 이런 면을 생각하면서 개발하는 것은 개발자로서 좋은 챌린지가 되고 있다.
솔루션 개발도 그 나름의 쾌감이 있다. 회사 다니고 사이드 이것저것 하다 보면 당연히 서비스 / 솔루션이 딱 분리되지 않고 이것저것 하게 되는데 번갈아 가면서 하는 것도 꽤 좋은 것 같다.
잘하고 있나
이전 회사에서는 프론트엔드 기능 조직 내에서 기술적인 부분을 많이 신경 써가며 보통 생각하는 개발자로서의 개발을 하였다. 지금 회사에서는 서비스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서비스적인 부분을 더 많이 신경 쓰며 개발을 하고 있다.
그래서인지 요즘 내가 개발자로서 잘하고 있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. 나의 시장 경쟁력은 뭐지? 에 대한 생각도 많이 든다.
나의 프론트엔드 개발자다운 장점은 사용자한테 결과물을 빠르게 전달하면서 기 술부채를 두지 않는 개발을 하는 것, 디자인에는 명시되어 있지 않는 사용자에게 보일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고려하는 것, 트렌드를 잘 따라가고 있는 것 (아직은?) 정도인 것 같다.
근데 내가 생각하는 나의 가장 큰 장점은 위 내용이 아니다. 오히려 빠른 개발 및 피드백 반영 / 일정 관리 / 우선순위 산정 / 커뮤니케이션에 있다고 생각한다. 동료들끼리 개발 잘하는 사람과 일 잘하는 사람은 다르다는 얘기를 종종 하는데, 나는 따지자면 후자에 가까운 사람이다.
그러다 보니 내가 잘하고 있는 개발자 맞나? 라는 생각이 많이 드는 요즘이다. 책도 기술 서적보다는 스타트업이나 서비스 관련 책을 더 많이 읽고 있다. 기술적으로도 배워야 할게 산더미인데 이쪽은 더 무궁무진한 느낌? 그래도 바닥부터 배워가는 과정이 재미있다. 지금 회사는 그러기에 좋은 환경이기도 하다.
앞으로
그래서 앞으로 뭐할 거냐? 라고 하면.. 지금 이 방향대로 갈 것 같다. 지금은 내가 제일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서비스 개발이 좋다. 또 언제 바뀔지 모른다. 새로운 것이 재밌는 경우가 더 많으니까. 서비스 개발은 항상 새로워서 잘 안 질리는 건가 싶기도하고..
내가 잘하고 있는 개발자 맞나? 라는 고민은 계속 가져가야겠다. 서비스 개발자라는게 원래 그런 건가 싶기도 하다. 아무튼 이 고민이 최근에 나를 계속 채찍질하는 원동력이다.